1. 34살의 노장 파이터
전 WBC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 최요삼. 그의 출생일은 1974년 10월 16일 출생.
한국나이 34살. 노장이란 말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다.
스포츠에 있어 나이가 많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특히 12라운드까지 몸을 맞부딪혀가며, 때리고 맞는 경기인 복싱의 경우는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을것이다.
물론 37살의 나이로 마라톤 우승을 하고 아직까지 현역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이봉주,
45살의 나이로 26살의 나이차가 나는 마이클 무어를 넉아웃 시키고 헤비웨이트 챔피언을 따냈던 조지 포먼,
1963년생으로 아직까지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호령하고 있는 뉴욕 양키즈의 랜디존슨등과 같은 선수들도 있지만
복서로써 34살의 나이는 이미 전성기를 지난, 퇴물 취급을 받을 수도 있는 나이임에는 분명하다.
왼쪽부터 이봉주, 조지포먼, 랜디존슨
2. 복싱의 그림자, 그리고 후원
복싱은 한 때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스포츠. 하지만 야구, 축구, 농구등 수많은 프로 스포츠가 생겨나며 관중들은 발길과 눈을 돌릴 곳이 많아졌고, 설상가상으로 김광선, 장정구, 유명우의 뒤를 이을만한 수퍼스타 발굴에 실패하면서 인기가 급락, 지금은 공중파 TV에서는 중계조차 기대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고 만다. WBA 슈퍼페더급 챔피언 출신인 최용수 마저, 생계를 위해 트럭 운전을 하고 다녔다는 소식은 복싱의 현실을 잘 깨닫게 한다. (최용수는 그 소식 이후 K-1에 데뷔하여 현재 2승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요삼 선수는 챔피언 시절 4년동안 총 4차례의 방어전만을 치루고 챔피언 벨트를 멕시코의 호르헤 아르세에게 빼앗기고 마는데, 통상 1년에 2~3차례 이상의 방어전을 치루는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부족한 경기수이다. 1년에 1경기 밖에 치루지 못한 이유가 복싱의 극심한 침체로 인해 스폰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니...
헝그리 정신으로 복싱에 도전하여 챔피언이 되고 덤으로 돈도 벌었다는 이야기는 이제 말로만 전해지는 옛날 이야기가 된듯 싶다. 아마 헝그리 정신으로 도전하지 않아도 복싱을 하면 헝그리해지는 수준으로 까지 떨어진건 아닌지...
이런 상황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소식이 지난 5월 12일 전해졌다. [기사보기] 바로 M&A 관련 금융회사로 알려진 이노디벨롭스(주)가 최요삼에게 3년간 12억 5천만원을 후원하겠다고 나선것. 다른 프로 스포츠와 K-1, 프라이드, UFC 같은 이종 격투기에 인기를 빼앗긴 복싱과 34살의 복서에게 12.5억을 투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임에 틀림없다.
이노디벨롭스(주) 후원계약 조인식 및 세계타이틀 전초전 기자회견 - ⓒ노컷뉴스
3. 한국 복싱의 미래는..
최요삼 선수는 후원이 결정난 이후 다른것에 신경쓸 일 없이 오직 운동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오늘 벌어진 오니시 겐이치와의 경기를 보면 최요삼 선수 역대 경기 중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을까 싶었을 정도.
최근 본 복싱 경기를 통틀어 가장 흥미로웠던 오니시와의 경기를 간단히 요약해보면...
2라운드 들어 최요삼의 레프트 바디펀치가 오니시의 오른쪽 바디에 위력적으로 들어감. 최요삼의 몸이 매우 가볍고 상대방을 쳐다보는 눈이 정확, 또한 몸의 반응속도가 매우 빠르다는게 느껴짐. 지속적으로 레프트 바디 펀치가 들어가면서 이러다 바디 펀치로 끝내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하지만 오니시의 눈도 상당히 정확하여, 얼굴로 향하는 대부분의 펀치를 가드로 막아냄. 간간히 뻗는 라이트 스트레이트도 꽤 위력적.
5라운드 정도까지는 최요삼의 우위 속에 공방이 지속됐으며, 6라운드 부터는 나이가 많은 최요삼이 오니시의 체력에 조금씩 밀리는 듯한 인상도 들었으나 꾸준히 레프트 잽을 날려줌으로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해 나감.
7라운드까지 레프트 바디와 라이트 훅, 원투 스트레이트로 경기를 풀어가던 최요삼이 8라운드 들어 연속적으로 라이트 어퍼를 성공시키며 오니시를 링에 눕히는데 성공, 첫번째 다운을 성공시킴.
드디어 운명의 9라운드에 돌입, 8라운드의 어퍼컷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오니시에게 다시 레프트 어퍼를 크게 성공시키며 넉아웃.
5라운드 정도까지는 최요삼의 우위 속에 공방이 지속됐으며, 6라운드 부터는 나이가 많은 최요삼이 오니시의 체력에 조금씩 밀리는 듯한 인상도 들었으나 꾸준히 레프트 잽을 날려줌으로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해 나감.
7라운드까지 레프트 바디와 라이트 훅, 원투 스트레이트로 경기를 풀어가던 최요삼이 8라운드 들어 연속적으로 라이트 어퍼를 성공시키며 오니시를 링에 눕히는데 성공, 첫번째 다운을 성공시킴.
드디어 운명의 9라운드에 돌입, 8라운드의 어퍼컷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오니시에게 다시 레프트 어퍼를 크게 성공시키며 넉아웃.
경기 후 최요삼의 TV 인터뷰에 따르면 아침에 일어나면 아무런 생각없이 오직 (샌드)백만 두드렸다고 한다. 이 시간에도 생계를 걱정하며 복싱을 하고 있는 대다수의 선수들에게,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려면 기업의 지속적인 후원이 필요한 대목.
경기 후의 최요삼 선수 - ⓒ연합뉴스
다시 한번 챔피언 벨트를 차지하고 은퇴를 하고 싶다는 최요삼의 희망도 이루어지고, 복싱에 대한 관심과 후원도 꾸준히 이어져서 다시금 프로 복싱의 부흥기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작은 바람을 이야기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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